배웅 / 이문재
어머니 가시던 길
내가 업어드린 줄 알았는데
끝까지 내가 업혀 있었다
어머니 가실 때
내가 배웅한 줄 알았는데
아니었다 여전히 어린 늙은 내가
어머니 등에 업힌 채
젊은 엄마 등에 업힌 채
엄니 모가지를 끌어안은 채
하늘 저쪽에서 나온 마중을
마중하고 있었다
그때 그렇게 가시고 나서도
어머니는 언제나 엄마였다
엄니였다
그해 윤사월 초닷새
북북서쪽에서 연신 눈가루가 날렸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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